그리움에도 계절이 있습니다 | 이중섭 작품으로 바라보는 상실과 회복 | 심리상담센터 해맑음


“다 끝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아직도 그 시간이 떠오를까요?”
“지나간 사람과 관계를 잊어야만 잘 살아갈 수 있는 걸까요?”
잊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다시 떠오르고, 끝났다고 여겼던 관계가 마음을 건드릴 때가 있습니다.
하지만 반복되는 것은 과거 그 자체라기보다, 그 시간을 바라보는 지금의 나일 수도 있습니다.
이중섭의 작품 속 가족과 아이, 바다와 섬, 나무와 새의 이미지는 사랑과 상실, 그리움과 기다림의 감정을 떠올리게 합니다.
누군가를 자꾸 떠올린다는 것은 그 관계가 한때 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자리였는지를 보여주는 흔적일 수 있습니다.
그래서 그리움을 무조건 미련이라고 부를 필요는 없습니다.
상담에서도 과거의 상처를 처음에는 견디기 힘든 기억으로만 바라보다가, 시간이 지나며 “그때의 나는 최선을 다했다”고 받아들이는 변화가 나타나기도 합니다.
사건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, 그 기억을 바라보는 지금의 시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.
상처를 지운다는 것은 기억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, 당시의 나에게 건네지 못했던 이해와 위로를 지금의 내가 다시 전하는 과정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.
그리움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과 사람을 마음이 서서히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.
잊는 것과 잘 살아가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.
그 사람을 잊는 대신, 그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이 내 삶에서 어떤 의미였는지를 다시 발견할 수 있습니다.
같은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고 해서 늘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도 아닙니다.
그때의 나를 이전보다 조금 더 이해하고, 슬픔과 그리움을 견딜 수 있게 되었다면 이미 다른 계절을 지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.
상처가 있었다는 사실과 앞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.
그리운 사람을 기억하면서도 새로운 하루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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